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김태관 | 홍익출판사

 

 

제1부 도(道) : 깨어라!

 

1. 인생의 길이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의미로 재는 것이라고 한다. 의미로 재면 하루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고, 평생이 하루만도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길게 살아도 별의미가 없다면 껍데기 인생에 불과하다.


2. 생각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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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를 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남녀가 연정을 품으면 그 해독이 상대에 미치고,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면 백성을 해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장자는 심지어 의를 위하여 전쟁을 막고자 하는 것도 전쟁을 부르는 일이 된다고 가르친다. 뜻을 품은 마음은 무기와 같아서 어떤 명검보다도 날카롭기 때문이다.


3. 도를 찾아서

​수레바퀴를 보면 가운데에 빈 구멍이 나 있다. 바퀴가 굴러가려면 빈 구멍에 끼우는 굴대가 헐렁해도 안되고 빡빡해도 안된다.
그 빈 공간이야말로 수레바퀴를 굴러가게 만드는 핵식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와 장자는 공(空)이요 허(虛)인 그 비어 있는 틈새가 곧 도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도는 텅 비어 고요하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4. 나비의 꿈

인간의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가 다르다. 현재의 그는 미래에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과거, 현재, 미래의 그가 각기 다르다면 어떤 것이 원래 그의 모습인지는 단언할 수 없다. 나비와 나, 꿈과 현실이 계속해서 뒤바뀐다면 어떤 게 진짜인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여희가 여희를 몰랐듯이, 나도 나를 잘 모르는 게 인간이다.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


5. 즐거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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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는 울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은 웃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는 웃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은 울었다."
티베트의 수도승들이 제자들에게 늘 일러주는 말이라고 한다. 장자의 임종 장면이 딱 그런 모습이다. 제자들은 슬퍼했지만 장자는 웃었다.
그가 맞이하는 죽음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죽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6. 시간 밖의 시간

세상에는 빛보다 더 빠른 것이 있다. 장자에 따르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재유편(在有篇)에 보면, 마음은 고개를 숙였다가 드는 사이에 하늘과 땅을 두 번 왕래한다고 한다. 즉 1초면 우주를 두 바퀴 돈다는 얘기다. 우주의 크기는 한정이 없으니 마음의 빠르기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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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적의 시간

로맨틱한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로맨틱한 일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기적도 마찬가지다. 기적을 마음속에 품은 사람만이 기적을 맛볼 수 있다.

 

 

제2부 무위(無爲) : 놓아라!

 

1. 꽃은 불이다

- 열매 맺는 나무에는 어떻게든 돌을 던지는 것이 인간이다. 자연은 무심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만, 인간은 열심히 꺾고 또 따버린다. 열매를 그냥 따는 것도 모자라서 돌을 던지고, 그것도 안되면 장대로 나무를 친다. 인위는 나무를 상하게 하고, 자연을 파괴한다.
하지만 나무가 상하면 인간도 상하고,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의 삶도 파괴된다. 인위는 일견 그럴듯해 보여도 결국엔 인간 자신을 해치는 일이다.


2. 마음속의 용을 버려라

현대인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식을 잃어버렸다. 지식의 범람속에서 지혜를 잃어버렸다. 인스턴트식품처럼 넘쳐나는 지혜 속에서는 생활을 잃어버렸고, 바쁜 생활속에서는 인생을 잃어 버렸다. 인생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은 영혼을 잃어버린 몸으로 강시처럼 움직이고 있다. 영혼 없는 삶에 안식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3. 마음의 무게

큰 승부는 심장 싸움이라고도 말한다. 마음이 흔들리면 승부의 저울추도 춤을 추기 때문이다. 승부의 의미가 클수록 마음은 더욱 움추르든다.
승리가 눈에 보일수록 손끝은 더욱 떨린다. 손에 다 쥔 승리를 놓치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는 이때 만들어진다. 흔들리는 마음이 승부를 뒤흔들고 이변을 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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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사의 얼굴, 악마의 얼굴

인간의 육체는 만물과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한다. 홍안의 미소년은 세월이 지나면 구부정한 백발노인이 되고, 늘 푸른 송백이 땔감으로 꺾이는가 하면 뽕밭은 변하여 바다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잘났다 하더라도 한 시절의 모습은 꽃이 지는 것처럼 지나가 버리면 그만이다. 장자는 덕이 충만한 사람은 불완전한 형체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천지의 근본인 참된 경지를 알면 사물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는 평온한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5. 하늘의 소리

​마음의 소리는 마음의 귀로 들어야 들린다. 장자는 인간세편에서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라고 이야기 한다. 육체의 귀는 소리를 듣지만 마음의 귀는 만물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장자는 마음으로 듣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氣)로 들으라고도 말한다. 마음을 텅 비운 채로
도(道)의 소리를 깨달으라는 것이다. 알쏭달쏭한 말이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어렵고, 노래는 쉽다.


6. 신은 망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은 길을 묻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길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기 때문에 물을 필요조차 못 느낀다는 것이다.
비극이 비극인 줄 모르는 것이 진짜 비극이다. 장자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아는 사람은 크게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도 같은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길을 잃은 인간은 행복을 꿈꾸며 열심히 불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7. 쓸모없음의 쓸모

전체를 못 보기에 편견이 생기고, 미세한 것을 모르기에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 쓸모가 없다는 생각도 전체를 다 보지 못하는 인간의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 나무는 한철의 푸름만으로 빛깔을 논할 수 없다. 한 그루의 나무에는 봄날의 생동도 있고, 가을의 조락도 있으며, 겨울의 침잠도 있다. 무엇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쓸모를 알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그것은 쓸모를 헤아리는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백이기도 하다.

 

 

제3부 지락(至樂) : 즐겨라!

 

1. 필론의 돼지

두려움과 근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이 흔들려고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그대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혹시 달빛에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자가 아닌가. 술잔에 비친 뱀 그림자가 아닌가. 그대 앞에 놓인 잔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술인가, 뱀인가.
공포라는 요물은 술도 뱀으로 만든다. 물지도 못하는 뱀 그림자에 마음을 물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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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유냐, 자유냐

인생은 큰 일이 아니라 사소한 일들이 결정한다고 한다. 큰 것을 가졌다고 그 인생이 대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태산 같은 재물이라도 인생의 행복을 더하지는 못한다. 그대에게 재물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그대 인생의 진짜 보물은 무엇인가.


3. 길을 잃는 즐거움

​사람들이 임의로 금을 그어놓은 길은 참된 길이 아니다. 진정한 즐거움은 세상 사람들의 길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다. 그대의 인생길이 무덤덤하다면, 그 글이 어떤 길인지 한 번쯤 돌아보라. 혹시 세상 사람들이 다들 가는 길이라서 그저 따라나선 것은 아닌가. 그대가 즐겁다고 여기는 것들은 과연 진정한 즐거움인가. 혹시 여건이 변하면 덩달아 변해버리고 마는 것들은 아닌가.


4. 행복어 사전

마음은 인생의 항로를 바꾸고, 행복과 불행의 풍향을 바꾼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어떤 이는 즐겁게 지내고 어떤 이는 괴로워 허덕인다. 마음가짐이 서로 다른 까닭이다.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행복의 빛깔을 띨 수도 있고, 불행의 그늘에 잠길 수도 있다. 그대 앞에는 인생의 사과가 다섯 알 놓여 있다. 어떤 사과부터 먹을 것인가. 행복은 사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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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 위에 쓴 이름

짐승은 산에서 살아야 하고,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 편안할 수가 있다. 지극히 존귀한 사람은 나라의 벼슬도 버리고, 지극한 부자는 나라의 재물도 물리치고, 지극한 소망을 품은 사람은 명예도 물리친다. 천하를 수레로 삼는 사람은 황제의 수레를 탐내지 않는 법이다.


6. 역설과 익살

그대의 마음속에는 어떤 음악이 들어 있는가. 그대 마음속에 들어있는 음악은 세상의 소음을 천상의 화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변함없는 세상에서도 즐거움은 늘 새롭다. 달은 옛 달이어도 달빛은 늘 새로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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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생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좀 더 멀리, 좀 더 길게 바라보면 낙망할 일도 좌절할 일도 없다. 지금 그대의 인생이 밤이라고 절망할 것은 없다. 잠시 뒤에는 다시 낮이 찾아올 것이다. 지금 그대의 삶이 남루하다고 낙담할 것은 없다. 조금 더 가면 화려한 비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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