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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 / 2023. 7. 25. 07:17

제주올레길3코스 신풍신천바다목장 표선해수욕장

제주 올레길 3코스

(은평포구~표선해수욕장)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날씨부터 챙겨 보았다. 오전에 잠깐 비가 왔다가 오후에는 비확률이 줄어 있었다. 제주도의 날씨야 변화무상하기로 워낙 유명하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간간히 쨍쨍한 해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길을 나섰다.

'2코스처럼 심심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아니야 그럴리가 없을거야' 라는 두 마음이 버스에 오르면서부터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3코스는 A코스와 B코스로 나뉘는데 바닷길로 이어져 있는 B코스를 선택해 걷기로 했다. 물론 다음 완주 때에는 A코스로 진행할 생각이다. 

 

영 찌부둥한 온평포구의 날씨, 버스에서 내릴 때 부터 소나기가 쏟아지는가 싶더니 하늘도 어느 새 어둡게 변해 버렸다. 걷기도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사진 찍는 일이 없으면야 까짓거 소낙비를 맞으며 걸어도 좋다싶은 마음이지만 '제발 그쳐라 제발 그쳐라'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길을 나섰다.

 

어랏! 첨성대가 왜 여기에? 싶었지만 이것은 '도대' 라고 부르는 조형물이다. 고기잡이 나간 배들이 무사히 돌아 올 수 있도록 불을 밝히는 등대 같은 것이다. 정말 다시 봐도 첨성대와 닮았다.

 

 

그 사이 바람들이 휘휘 불더니 여기저기 맑은 하늘이 얼굴을 내비쳤다. 

그리고 드넓은 풀밭에는 햇님까지 얼굴을 내비쳤다. 

 

 

2코스에는 없던 까페들이 보였다. 역시 '3코스는 다르구나 다행이다' 마음이 놓였다.

이곳 지점부터 A코스와 B코스가 나뉘어졌다. 나는 3-B코스를 선택 해 바닷가쪽으로 향했다.

지도를 보면 더 자세하게 구분이 된다. 

 

 

가는 길에 멋진 라이드까페도 만날 수 있었다. 라이더까페는 7코스에도 한번 본 적이 있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120킬로미터에 쌓아 올려진 석성을 말하는데 삼별초군이 몽고군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진게 시초라고 하고 고려말까지 일본 왜구들을 방어하는데도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온편, 곤홀, 별도, 삼양, 북촌, 동복, 행원, 한동, 애월  일대에 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있다.

 

바닷가로 걸을 줄만 알았던 3코스, 표지판이 산쪽으로 가리킨다. 

 

 

다행히 먹구름이 그치고 옅은 구름과 간간히 밝은 하늘까지 비쳤다. 물론 햇살 때문에 수건을 한장 덮긴 했지만 산길을 오르는 발걸

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간세가 좁은 오솔길을 가리킨다. '어 오늘도 산이야?' 라는 생각을 했지만 잠시 걸어보니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너무 푹신푹신한 오솔길이었다. 물론 혼자 가기에는 살짝 무섭기도 하겠다 싶은 곳이지만 옛날 시골 숲길을 걷는 마음으로 화이팅을 외쳐 본다.

 

숲길에서는 길을 잃지 않게 리본을 꼭꼭 잘 챙겨 봐야 한다. 그리고 진드기 등 해충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긴 옷과 팔토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잘 다듬어진 밭을 지나던 때였다. 푸르디 푸른 하늘이 크게 내비쳤다.

며칠내내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면서 희뿌연 구름만 보다가 만나게 되는 푸른 하늘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마음 속으로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래서 영상으로 남겨 보았다. 

좁은 오솔길을 잠시 걷고 나오니 조금 더 넓은 길로 나올 수 있었다. 멋진 하늘 영상을 찍어 볼 수 있어서 걷는 발걸음이 총총거린다. 

 

 

짧은 오솔길과 산길을 지나고 신산 환해장성간세와 마주쳤다. 신산환해장성의 전체 길이는 600미터 정도로 온평환해장성 제4지점과 연결되고 바닷가 자연석을 채취하여 축성했다고 한다. 

 

환해장성로를 따라 가지런히 쌓아 올려진 환해장성, 얼마나 많은 힘과 노력이 들었을 지 우리 선조들의 피땀을 잠시 생각 해 본다. 

 

잠시 생각하는 표정임! 아 그런데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 오는데 그곳이 보이질 않았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는 수 없이 바다를 보며 환해장성로를 한참을 걸었다.

 

 

맑게 개어 가는 하늘이 너무 보기도 좋았지만 그보다 좋은 건 지도에 보이지 않던 화장실을 발견 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오션갤러리 프리미어 1단지고 조금만 지나서 오른쪽을 보면,

 

짠~!! 하고 화장실이 나타난다. 화장실을 찍는 경우는 잘 없지만 나와 같은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찰칵!! 안에서 사람을 찰칵 하면 철컹!! 이니 절대 불법촬영은 금지!!

 

화장실을 다녀온 후 금새 흐려지는 날씨, 정말 제주의 날씨는 변덕스러움 그 자체다. 하지만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무슨 이유인지는 안비밀!

 

 

신산리의 지형과 지세에 대한 조형물이 있어서 찰칵!

신산리 선착장에서 낚시 하고 계시는 아저씨들도 찰칵!

작은 포구에는 조그만 배들 몇 대가 정박을 하고 있었다.

 

 

어두워졌다 다시 조금 밝아지는 하늘, 정말 한치를 알 수 없다.

 

늘 그렇듯 길의 중간즈음에 다다르면 카페인이 땡기는 법, 어라 그런데 아우디? 아니다 OOO이니까 한개가 모자란다. 뭐지? 싶어 자세히 보니 Out of the ordinary 라고 쓰여 있었고 영어철자 앞자를 따서 우리말로 '아오오' 불렀다. 이런 곳에 이런 까페가 있었다니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리가 없다. 아오오에 대한 블로그는 아래 링크를 참고!

 

https://jejugil.com/ollehcafe_board/1508

 

스마트폰 배터리도 충전하고 카페인도 충전했겠다 약간은 힘들었던 발걸음이 금새 가벼워졌다. 그러다 마주친 재밌는 가게를 만났다. 

 

 

아쉽게도 닫혀 있었지만 책방앞에 쓰여진 글만으로도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다음 완주 때에는 꼭 들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었다. 책이랑 음료를 무임으로 구매하다니 정말 대한민국은 대단한 곳이 아닌가 싶다.

 

도로 건너편에는 '시간이 머무는 책방' 이라는 예쁜 돌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드디어 만나 중간간세! 처음간세도 반갑고 마지막 간세도 반갑지만 이상하게 중간간세가 가장 반갑게 느껴진다. 이곳에는 신산리 마을까페가 있는데 신산리를 찾아준 여행자와 이들을 반기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마을회관 일부를 개조해 카페로 만들어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이다. 아오오를 들리지 않았다면 반드시 들렀을 곳인데 조금은 아쉬웠다. 가끔 맞은편 바닷가에 돌고래도 출몰한다고 하니 꼭 들러보면 좋겠다.

 

 

중간간세 브이! 자 종점간세 만나러 가즈아!

한번씩 뒤돌아 보면 이런 풍경도 보인다. 

그리고 만나 농어개간세, 어장입구를 막아 투망으로 농어를 잡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농어개 말고 정말 개! 담 위에서 집을 지키는 개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담개'라고 이름을 지어 보았다. 담개 안녕~~반가월월

 

물론 2코스의 끝없는 산길에 비하면 비할따위가 아니었지만 바닷길이라고 해서 쉬운 길은 아니었다. 계속 이어지는 양어장들과 긴 아스팔트 길이 금새 다리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잠시 휴식~

 

 

그러다 정말 거짓말처럼 '짜잔'하고 나타난 '신풍 신천 바다목장' 물론 처음에는 이름도 몰랐지만 금새 간세를 만날 수 있었다.

신풍리와 신천리 바닷가에 자리한 목장이라고 해서 '신풍 신천 바다목장'

올레길3코스의 핫스팟이 아닐 수 없었다. 마치 알프스의 하이디가 된 기분이었다.

 

 

유유히 풀을 뜯는 목장의 소떼들도 보인다. 멀리서봐도 튼실하고 건강해 보인다. 어랏 그런데 날씨가 점점 요사 스러워지는가 싶더니 금방이라도 비를 내릴 듯 먹구름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비를 내릴 것 같은 날씨였지만 그래도 배울 건 배우고 가는 편^^

신천올레해수풀장에 이르러서는 아니나다를까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비가 쏟아지니 이용료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이용할 분들을 위해서 찰칵! 

 

 

 

 

신천리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예쁜 벽화들, 우산을 펼쳐 들고 찍느라 한참을 낑낑거렸다. 그리고는 금새 우산으로는 막기 힘든 소나기가 뿌려졌다. 

 

금새 그칠 비가 아니었다. 그래서 멀리보이는 정자로 급히 피신! 사진을 찍을 새도 없었다. 뭐 하지만 '여행은 길을 잃었을 때' 부터라고 하지 않는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정자에 다다르자 마침 나이 지긋하신 동네 어르신도 비를 피하고 계셨다. 비를 피하면서 이 고장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 방언을 쓰고 계셔서 반은 알아듣고 반은 짐작해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비가 좀 잠잠해지고 우비를 꺼내 들었다. 마냥 쉬고만은 있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목적지인 표선해수욕장 종점간세까지는 대략 4~5킬로 정도밖에 남지 않은 곳이었기에 젖은 신발을 신고 가방을 메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그리고 금새 만난 재밌는 이름의 다리 '배고픈다리' 고픈 배처럼 밑으로 쑥 꺼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하하 

 

 

'배고픈 다리'라고 해서 그런가 희안하게 살살 걷게 된다. 

소나기를 뿌린 길은 금새 흥건히 적셔졌다. 하지만 제주도의 길은 어느 한 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게 소나기와 한참동안 씨름을 하고는 드디어 만난 '표선해수욕장'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검은여'는 아마 이런 곳을 말하는 것 같았다.

종점간세가 다가오자 해수욕장 뚝길을 가는 걸음도 가벼웠다.

 

 

해수욕장 뚝방에서 신난 모습으로 한 컷!

좁은 뚝방길을 가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었다.

자연이 만들어준 동굴 숲!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넓디넓은 표선해수욕장과 함께 영상을 찍어 보았다.

 

 

한국에 이렇게 넓은 해수욕장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넓고 광활한 '표선해수욕장' 

돌하르방님들과 함께 다정하게 한 컷

 

조금 짧긴 하지만 흠흠 그래도 멋지게 또 한 컷! 그리고는 넓은 표선해수욕장 둘레를 비~잉 둘러둘러 만난 오늘의 마지막 종점 간세!!!

 

 

반갑다 간세야 아까전에 중간간세가 제일 반갑다는 말은 거짓말이야 네가 제일 반갑다!!

간세 하뚜하뚜!!

발도 젖도 몸도 다 젖은 상태로 들른 올레 안내소 '잠깐 쉬워가도 될까요' 물으니 흔쾌히 환대해 주셨다. 오늘도 걸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점간세를 찍고 나니 보이는 예쁜 음식점들, 이곳에도 3시부터 5시까지 대부분 브레이크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허기진 배를 빨리 채우고 싶었지만 꼬르륵 꼬르륵 거리며 기다릴 수 밖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배고플 때 먹는 밥' ^^ 오늘도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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