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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 / 2023. 7. 25. 07:13

제주올레길2코스 오조리지질트레일 식산봉 대수산봉 혼인지

제주 올레길 2코스

(광치기해변~온평포구)

 

 

오늘은 어제 올레1코스에 이어 2코스인 광치기해변에서 온평포구까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전문적인 이야기는 없고 개인적인 완주느낌과 얻어 걸린 이야기들을 써 보려고 한다. 사진을 찍느라 보통 걸리는 시간보다 한두시간씩 더 걸리기 때문에 오늘도 15.6킬로를 완주하는데 약 6시간이 걸렸다.

 

 

 

어제부터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기에 아예 스마트폰을 방수팩에 넣고 아침7시에 버스를 탔다. 법환초등학교에서 대략 1시간30분 가량을 지나서야 오늘의 출발지 광치기해변 올레에 도착할 수 있었다

 

2코스 시작을 알리는 비석이 보인다. 

오늘도 이 파란녀석을 따라 쉼없이 걸어 볼 생각이다. 아자아자

 

 

광치기해변에서 바로 둑방길을 따라 내수면을 지날 때 즈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비바람이 몰아쳤고 가방에 든 우비를 꺼내 입었다. 올 때도 갈까말까 망설였었는데 가는 길이 장날이었나보다

하지만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비를 뚫고 그냥 가보기로 한다. 한참을 걸어가니 낡은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이곳도 산방산 지질트레일처럼 여러가지 지질을 구경할 수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튜물러스와 제주밭담에 대해 공부아닌 공부를 좀 해 보았다.

 

내수면 곳곳에 전형적인 '튜물러스' 지형을 볼 수 있다. '튜물러스'란 용암류의 표면이 차가운 대기에 의하여 굳기 시작한 이후에도 굳은 표면 하부에 천천히 움직이는 용암의 압력이 그 표면을 위로 떠 받쳐 올리거나 부풀어 오르게 밀어 완만한 구릉형태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담인 '제주밭담'이다.이런 제주밭담은 강한 바람을 걸러내는 파풍효과가 있고 토양유실도 방지해 주고 마소들의 침입도 방지해 주며 바람구멍으로 쓰며든 따뜻한 바람은 농장물의 생육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무튼 제주 사람들의 지혜에 놀랄 따름이다.

 

 

그리고는 주욱 이어지는 산책길. 사실 어제 1코스의 다양한 볼거리에 비해 긴 산책로 뿐이어서인지 아주 살짝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아쉬워도 찍을 건 찍고!

 

가는 길에 황근이 가득 무리를 지어 있어 예쁘게 찍어 본다. 잠시 후 올라 볼 식산봉은 우리나라 최대의 황근 군락지라고 한다.

 

 

쉼터이자 책방인 듯 한 데 아쉽게도 닫혀 있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닫혀 있었다. 아쉬움에 Z를 따라 그려본다.

식산봉으로 가는 길에 양어장이 보였는데 엄청난 규모였다. 주어종은 뱀장어와 숭어, 우럭 등이라고 한다.

 

 

마치 논처럼 나뉘어져 있었다.

양어장 가는길 ㅋㅋ 다행히 비가 그쳐서 기분이 좋아졌다.

마을을 지키던 조방장이 군사가 많아 보이게 하려고 이 오름에 군량미를 산처럼 쌓아꾸몄다고 해서 '식산봉' 이름을 알고나니 그 의미가 되새겨졌다.

 

 

오름은 역시 지레 숨을 차게 한다. 

하지만 힘들기도 전에 식산봉 초엽에 멋진 사진스팟이 짠~ 하고 등장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은 절경중의 절경이다.

식산봉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좋은 사진 하나 건졌다고 웃는 건 아니고^^

참 식산봉을 걷다보면 이런 열매들을 보게 되는데 될 수 있으면 밟지 않는 게 좋다. 미끄러지기 쉽상이다.

한참을 가다 다른 나무에 기대어 사는 나무가 있길래 신기해서 한 컷!

 

 

식산봉을 내려와서 봐도 멋진 성산일출봉

오조리로 가는 길에도 '황근꽃' 만개 해 있었다. 역시국내 최대 군락지답다.

오조리 마을은 조용하고 아담했다.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지 동네 가운데 길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곳곳에 이런 할망민박집들이 드문드문 보이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쉬어 가시는 곳, 나도 잠시 앉아 본다. 

 

 

예쁜 소라로 치장해 놓은 식당도 보이고

재밌는 캐릭터를 한 '돌담쉽팡'도 있었다. 

이름이 이국적인 '마리안느 화실'도 보인다.

 

 

불과 몇 킬로 걷지 않았지만 산길과 울퉁불퉁한 지질을 따라 걸으니 금새 몸이 지쳐왔다. 일부러 사진찍으려는 포즈아님.

오늘 최고의 난관?인가 싶었지만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 이런 지형에는 일반 운동화보다는 확실히 트레킹화를 신고 오는게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을 뒤늦게야 해본다

 

요리조리 중심을 잡고 몸을 틀어서 다치지 않게.

 

 

동그란 원판은 꼭 밟아 줘야지. 

이제 겨우 5킬로~ 1코스와는 좀 비교되는 심심한 2코스였기에 길이 더 길게 느껴졌다.

오솔길 말똥들의 주범들, 역시나 같이 몰려 있었으~~~ 이쫘식들!!!

 

 

오늘 토스 복날이벤트에 당첨! 피로엔 박카스~

하지만 박카스의 힘은 1킬로남짓~ 내 몸은 카페인을 원하고 있었다. 그 길에서 만난 '빌라드라제주'

유럽의 어느 길가에서나 볼 법한 분위기. 아싸 하고 다가갔지만 오늘은 영업을 하질 않았다. 주변에 간간히 보이는 까페들도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내부를 쳐다 보지만 역시나 닫혀 있었다. 아~~ 카페인 땡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한참을 걸어 나가니 보이는 '대수산봉' 오늘 가는 길 중 가장 땀을 많이 뺄 곳이다.

흐흐 그래서 신무기 장착! 카본으로 만들어진 가벼운 등산스틱! 이름도 아름다운 '블랙다이아몬드' 광고아님 내돈내산

 

 

대수산성봉 앞에서 전열을 다져본다. 

역시나 나타난 오르막, 또 오르막! 아 벌써 등까지 땀이 차올랐다. 오르는데 장사없다. 한발짝 한발짝 정상을 향해 갈 수 밖에 없었다. 어제 만난 말미오름에 비하면 한참 형님뻘이었다.

 

반갑다 간세야!! 대수산봉에서 감격적인 중간간세와의 만남!

야흐~ 신난드아!! 우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그리고 성산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다시한번 스틱과 함께 승리의 브이!

 

최근에 지어진 대수산성 전망대, 아래층은 아직 칠이 덜 말랐는지 들어가지 못하게 라인이 쳐져 있었다. 다행이도 전망꼭대는 열려 있어서 올라갈 수 있었다.

발끝들고 풍광을 얻기 위해 영차!!

전망대에서 바라본 섭지코지

식산봉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과 함께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은 오를 때의 힘듦을 한순간에 날려 주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산을 내려와 주구장창 걸어야 하는 길바닥! 갑자기 에버랜드의 아마존 아저씨의 랩이 생각 났다. 맛집 없습니다. 까페 없습니다. 커피 없습니다. 물도 없습니다. 없습니다.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려와서 바라보는 '대수산봉' 그리 높지는 않지만 오가는 길에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미리 집에서 간식과 충분한 얼음물을 챙겨와야 한다. 그마저도 없으면 마지막에서 만난 편의점에서 꼭꼭 간식거리와 물을 챙겨야 한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아무 생각없이 걸어야 한다. 앉을 의자 따위도 없다.

 

 

결국 땅바닦에 철퍼덕! 

 

단호박이라도 캐먹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끔 만나는 땅도 자갈들이 깔려 있어서 걷기 꼬드라웠다.

 

 

걷는내내 이름모를 풀들만 나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물이 없다고! 간식도 없다고! 까페도 없고! 맛집도 없다고!

하지만 길에는 끝이 있는 법! 산길이 끝나고 최종목적지와 가까운 혼인지 간판을 만날 수 있었다.

 

자~ 이제 힘내자! 이제 남은 거리 2.2킬로

 

와우 '혼인지'에 도착해보니 넓다란 마당에이제 서서히 지고 있는 수국들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6월달에 왔다면 멋진 수국들과 함께 좋은 영상을 많이 담을 수 있을 듯 했다. 

 

'전통혼례 대관실' 솔직히 힘에 겨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미안미안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식당 한켠에 마련된 작은 매점!!! 커피도 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이름도 거창한 '폴라포' 이 폴라포 하나가 뭐길래 힘들게 걸어온 길들이 가볍게 느껴졌다.

 

폴라포 하나에 기분이 좋아진 나! 지는 수국사이에서도 환하게 웃어본다. 폴라포 만세!!

폴라포의 기운을 담아 혼인지를 뒤로 하고 마지막 온평포구로 향했다. 

 

 

온평포구로 가던 길에 만난 '따봉!' 지칠때로 지쳤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어떤 분이 사시는 댁인진 모르겠지만 멋진 인생을 사시고 계시는 분이라 확신 해 본다.

 

돌탑과 조형물들이 흐뭇한 웃음을 짓게 했다. 

 

 

드디어 도착한 온평포구!!! 1코스와는 정말 다른 지루하고 힘들었던 2코스. 하지만 생각이 많은 사람들과 무념무상으로 걸어야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에게는 강추!

 

드디어 만난 2코스 종점간세!

참 이곳도 2코스의 종점도장(QR)과 3코스의 시작도장(QR)이 있으니 잘 보고 인증하기!

오늘도 완주의 브이!!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찾은 혁신도시 맛집 '연' 시원하고 걸쭉한 검은 콩국수가 나를 반겨 주었다.

오늘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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